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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PBR/ROE 나만의 가치 지표 바라보기

by Joo-FunFun 202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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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가격과 이익의 간격, 그 숫자 뒤에 숨은 함정

주식 공부를 막 시작했을 때, 저를 가장 먼저 반겨준 건 PER(주가수익비율)이었습니다. 개념은 참 쉽죠.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 즉 내가 투자한 돈을 회사가 버는 이익으로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니까요.

예를 들어 PER이 15라면, 그 회사의 주가는 한 해 벌어들인 이익의 15배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당시의 저는 이 숫자를 보고 참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10보다 낮으면 무조건 싼 거네!"라고 말이죠. 숫자가 시장의 '기대감'을 담고 있다는 본질을 놓쳤던 겁니다.

시간이 흘러 피터 린치의 "적정 PER은 성장률과 같아야 한다"는 말을 접하고서야 무릎을 쳤습니다. 기업이 매년 12%씩 성장한다면 PER도 12 정도일 때가 적정하다는 건데, 저는 성장률은 보지도 않고 그저 'PER 10'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거죠.

 

나만의 PER 체크리스트

  • 산업 평균과 비교하기: 기술주는 30이 넘어도 쌀 수 있고, 전통 제조업은 10 미만이어도 비쌀 수 있습니다. 동네 친구들과 비교해야 진짜 키를 알 수 있는 법이니까요.
  • 주가 급락 시 원인 파악: PER이 갑자기 낮아졌다면 좋아할 게 아니라, 이익이 꺾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시장이 소외시킨 건지 '왜'를 파헤쳐야 합니다.

PBR: 장부와 현실 사이의 괴리, 저평가의 늪

PER 다음으로 마주한 건 PBR(주가순자산비율)이었습니다. 기업의 가치가 장부상 순자산의 몇 배인가를 따지는 지표죠. 가치투자자들은 흔히 PBR이 1보다 낮으면 "회사가 가진 자산보다 싸게 거래된다"며 좋아하곤 합니다.

저 역시 "1보다 낮으면 잃을 게 없는 장사네!"라며 덤벼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날카롭게 지적하더군요. "장부가치는 본질 가치와 무관할 수 있다"라고요. 장부에는 기계나 땅값이 비싸게 적혀 있어도, 당장 팔리지 않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건 '죽은 자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도 PBR 하나만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저도 이제는 PBR이 낮다고 흥분하기보다는 자산의 '질'을 먼저 봅니다. 브랜드 가치나 기술력 같은 무형자산은 장부에 잘 안 잡히고, 반대로 낡은 공장 설비는 가치가 과하게 잡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나만의 PBR 체크리스트

  • 자산의 품질과 부채 구조: 현금화가 쉬운 자산인지,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뜯어봅니다.
  • ROE와의 조화: PBR이 높아도 수익성(ROE)이 뒷받침된다면 시장은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는 겁니다.

ROE: 자본 효율성의 잣대, 높은 숫자의 유혹

마지막으로 가장 애지중지하며 보는 지표가 바로 ROE(자기자본이익률)입니다. 회사가 주주들의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려 수익을 내느냐를 보여주죠. 처음에는 "높으면 높을수록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얄궂은 함정이 있었습니다. 바로 '부채의 마법*입니다. 빚을 잔뜩 끌어다 써서 자기자본 비율을 억지로 낮추면 ROE가 뻥튀기될 수 있거든요. 겉으론 실력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론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셈입니다.

버핏은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라 했습니다. 결국 ROE는 그 '가치'를 측정하는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만의 ROE 체크리스트

  • 지속 가능성 확인: 반짝하고 오른 ROE보다는 3~5년 동안 꾸준히 업종 평균 이상을 유지하는 기업이 진짜 실력자입니다.
  • 부채비율 필수 체크: 높은 ROE가 과도한 빚 때문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합니다.

 

PER, PBR, ROE는 투자의 기본 도구입니다. 하지만 제 초보 시절처럼 숫자 자체에만 매몰되면 곧바로 '저평가의 함정'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물론 지금도 투자 초보이지요!) 이제는 지표를 볼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왜 이 회사는 PER이 낮을까? 성장이 멈춘 걸까, 아니면 시장이 아직 보석을 몰라보는 걸까?" 이런 질문들이 쌓여야 비로소 기업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버핏의 말처럼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투표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치를 재는 저울입니다.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그 너머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려는 인내가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지표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