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국내주식 세금은 체감이 덜할까
국내주식부터 먼저 이야기해보자. 처음 주식을 살 때 주변에서 “거래세는 조금 붙지만 양도세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그럴까? 국내 주식 투자자가 부담하는 세금은 크게 세 가지다. 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 그리고 증권거래세. 그런데 실제로는 양도소득세를 대부분 경험하지 못한다. 상장주식의 양도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대주주만 내기 때문이다.
대주주 판정 기준을 찾아보면, 코스피의 경우 1% 이상 지분을 갖거나 종목당 50억 원 이상을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코스닥은 2%, 코넥스는 4%로 조금씩 다르지만 금액 기준은 50억 원으로 동일하다. 비상장주식은 10억 원 이상만 돼도 대주주다. 이 정도 규모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대주주가 아니면 국내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낼 일이 없다. 대주주라면 과세표준 3억 원 이하는 22%, 3억 원 초과분에는 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중소기업 주식은 11%로 낮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물러나면 이런 세율도 내 삶과는 거리가 있다. 대다수 투자자는 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만 낸다. 2025년 기준 코스피·코스닥의 거래세율은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0.15% 수준. 1,000만 원어치 주식을 팔아도 거래세는 1만5000원 안팎이니 체감하기 어렵다.
배당금을 받으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외국 기업보다 국내 배당세가 낮은 편이라 오히려 “받으면 끝”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처음엔 국내주식 세금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장기투자자라면 거래세를 여러 번 낼 일이 적고, 배당세는 자동으로 원천징수되고 끝나니까 말이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에 세금을 매기자는 취지로, 국내 상장주식의 기본공제를 5천만 원, 해외 등 기타 투자소득은 250만 원으로 정했다. 3억 원 이하엔 22%, 초과분엔 27.5% 세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대주주 양도세와 비슷하지만,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한다는 점이 달랐다. 시행 일정은 여러 차례 유예되고 정치적 논란 끝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폐지된 세금에 세수 감소는 없다지만, 만약 시행됐더라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가 처음으로 국내 주식 양도세를 체감했을 것이다.
해외주식 세금은 왜 갑자기 복잡해질까
해외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양도세를 내야 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국내에서는 대주주가 아니면 안 내던 세금이 해외에서는 기본이란다. 당황스러웠지만, 직접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 구조를 하나씩 정리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먼저 양도소득세. 해외 주식의 양도차익은 누구나 과세 대상이다. 연간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22% 세율(양도세 20% + 지방소득세 2%)을 적용한다.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번 돈을 합산해 450만 원을 벌었다면 250만 원을 제외한 200만 원에 22% 세금을 내는 식이다. 손실이 발생한 종목이 있어도 다른 해외주식의 이익과 손익통산을 할 수 있으며, 손실은 3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배당소득세. 해외 배당은 두 번 과세된다. 미국 주식에서는 배당 지급 시 15%가 자동으로 원천징수되고, 한국에서는 금융소득에 합산해 종합소득세(6~45%)를 다시 계산한다. 금융소득이 연간 2천만 원 이하라면 해외 원천징수로 끝나지만, 2천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신고 시기도 다르다. 해외 주식은 매도 시점이 속한 연도의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 중간에 일어나는 손익을 반기별로 예정신고 하는 국내주식과 달리 일괄 신고다. 해외주식 거래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일시적인 감면 제도를 발표한 사례도 있다. 예컨대 2025년 말 정부는 해외 주식을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국내로 환전해 다시 투자하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국내 시장 복귀 계좌(RIA)’ 방안을 내놨다. 이런 제도는 특정 시점의 환율·정책과 결부돼 있어 매년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금 계산의 체감. 국내에서는 양도세를 낼 일이 거의 없지만 해외에서는 매년 세금 신고를 해야 하고, 손익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연말에 손실 난 종목을 정리해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나, 통화 환전 시점에 따라 실제 납부세액이 달라지는 문제도 생긴다. 이를 미리 염두에 두지 않으면 수익률 계산이 어긋난다.
결국 세금 기준은 수익 구조의 차이다
모든 차이는 ‘누가 이익을 얼마나 얻었는가’를 기준으로 나온다. 국내 주식은 아직까지도 소액투자자의 양도차익을 과세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고, 대주주나 대규모 이익에만 세금을 매긴다. 해외 주식은 과세 대상의 문턱이 낮다. 그리고 2025년 기준 한국 정부가 시도했던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국내 소액투자자들은 여전히 비교적 가벼운 세부담을 유지한다. 하지만 양도세가 없다고 해서 세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거래세와 배당소득세는 여전히 존재하며, 대주주라면 높은 세율을 감수해야 한다.
경험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세금 때문에 지나치게 매매를 줄일 필요는 없지만, 세금의 구조를 모르면 수익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세율이 높았던 1980~2000년 동안 40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세율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는 주장에 반박했고, 지난 60년간 투자하면서 “세금이 무서워 투자를 꺼렸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금은 무서워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비용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 국내 주식은 대주주가 아니라면 양도세 부담이 없어 거래가 자유롭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논란처럼 제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 기본 구조를 알고 대비해야 한다. 해외 주식은 기본공제 250만 원을 넘는 수익에 22%를 낸다는 점을 기억하고, 연말에 손익 통산과 환전 시점을 고려해 세금을 관리해야 한다. 세금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는 결국 장기적 안목과 복리의 힘을 더 크게 누린다.